삼십년이 넘도록 침묵과 무쇼유의 철저함으로 '맑고 향기로운' 삶을 살며 순수한 영혼의 음성을 들려주고 있는 법정스님이 쓴 이 책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지표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른 다섯편의 짧은 글 하나 하나에 혼(混)과 수행자로서의 청빈의 철학이 베어있어서 읽은 이의 마음을 감동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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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 묵은 가람의 그윽한 분위기를 앗아간 복원된 불국사의 을씨년스런 모습을 아쉬워하는 글이며, 대학의 역사가 길지않은 우리네 처지에서 유서깊은 대학의 터가 학문의 전당으로 보존되지 못하고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저항을 느끼는 마음, 간디 어록을 읽다가 가진 것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어 부끄러워하는 일, 사실, 법정스님은 우리네 생활과 비교해보면 무쇼유를 실천하고 있는 전형적인 분이다. 그의 글 '무소유'를 읽다보면 언뜻 인가의 역사는 소유(所有)의 역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소유욕을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간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법정스님은 이러한 우리의 소유관념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한다. 아무것도 가지 않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인 것을 우리는 잘 모르고 살고 있지 않을까.